"美 전문가들, 북한이 제재와 압박에 굴복해 협상에 응한다고 생각"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김영희 전 중앙일보 대기자, 장달중 서울대 명예교수, 권만학 경희대 교수,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왼쪽부터)(사진=SPN)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의 일방주의’와 ‘북한의 버티기’라는 구습이 교착돼 새로운 관행을 만들기까지 삐걱거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종석 전 장관은 13일 서울 중구 월드컬처오픈에서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이 ‘한반도 패러다임 대전환: 통일에서 평화로’라는 주제로 연 연례 학술회의에서 ‘북미 간 엇박자가 난다’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새로운 관행을 만들어가려는 노력과 현재의 구습이 남아 있다”면서 “북측은 미국이 일방적이라고, 미국 측은 북한이 버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중국 전용기를 타고 간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 측이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가 낡아서 싱가포르로 갈 수 없다고 해도 미국 측이 억지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진정성을 믿는 이유는 "중국과 베트남을 능가하는 경제부국을 건설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열망을 믿으며, 북한의 생존과 논리의 방식을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백악관에 보내 ‘북한이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체제안전보장을 위해 핵개발을 했다’는 북한의 생존 논리와 방식을 강조하며 “비핵화를 하는 대신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해달라”고 제안했다.

이 전 장관은 또 미국 내 주류 언론 및 한반도 전문가들이 대북 협상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이유를 "북한이 제재와 압박에 굴복해 협상장에 나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미 협상을 조롱하는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하지 않는이유는 그렇게 떠밀려서 협상장에 나오는 자는 틈만 나면 기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실사구시의 관점에서 따져보면 김 위원장은 하루 세끼를 충분히 먹고 있다”면서 “북한을 제재와 압박해 협상장에 나오게 하려면 몇 년 후에야 가능했을 것”이라며 이들의 논리를 반박했다.

권만학 경희대 교수도 “북한이 기만할 가능성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빅딜(big deal)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은 과거 미국 대통령들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래하는 사람’인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처럼) 비핵화라는 범죄를 저지른 북한을 처벌하려 하지 않고, CVID와 CVIG를 거래하겠다며 ‘패키지 거래’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또 “모든 국가는 자국의 국익을 최대화하려 하고 이는 북한도 마찬가지”라며 “북한이 처음부터 백기를 들고나온다고 기대하기는 어렵고, 첫 만남에서 최대한을 요구해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은 협상장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기만하면 데스리스트(death list) 맨 꼭대기에 오를 것”이라고 우스갯소리를 섞어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저서인 ‘협상의 기술(The Art of Deal)에서 밝혔듯 협상 실패에 대비해 대안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거래하고 있을 것”이라고 '빅딜 실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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