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치 북핵특사(왼쪽)와 크리시토퍼 힐 전 차관보(사진=SPN)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대사는 21일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가 아닌 어떤 행정부였더라도 북미 사이에서 성공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갈루치 전 대사는 "한국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비핵화 정의와 범위에 대한 북미 간 근본적인 입장 차이로 회담이 결렬됐다고 RFA에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초부터 북미 간 대화가 시작되고 두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도록 일조한 점은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있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중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북미 협상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은 제한적일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한국은 북한과 추가 회담 등을 통해 대화와 관계를 이어가면서 향후 성공적인 북미 협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갈루치 전 대사는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지 않는 선에서 남북 협력사업을 진행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미북 협상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힐 전 차관보는 21일 RFA에 "최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문재인 정부를 가리켜 ‘중재자’가 아닌 ‘플레이어’, 즉 ‘참가자’라고 지적한 데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힐 전 차관보는 "한국 정부가 미국의 동맹으로서 북미 협상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미국과 논의하는 역할을 해야한다"며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한국이 북한과 지속적으로 대화 창구를 유지하면서 북미간 비핵화에 합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한국 정부가 다른 동북아 지역 국가들과 같이 ‘플레이어’이긴 하지만 미국의 동맹국이고 한반도 문제와 직결되는 당사국인 만큼 중국, 러시아와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SPN 서울평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