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 핵시설 단지 모습(사진=구글어스)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학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유럽학연구소(IES) 한국석좌는 "유럽 국가들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과 경험, 북한과의 외교관계 등을 바탕으로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체코 파르도 석좌는 26일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 노스’에 '북한 비핵화에 대한 유럽의 역할'을 주제로 게재한 기고문에서 "유럽의 핵 발전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전문성과 실제 핵 폐기 경험이 있어 북한 비핵화 실행 단계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유럽국가들이 비핵화 협상의 당사국인 미국과 한국, 또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일본, 러시아보다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대 국제학 부교수로도 활동 중인 그는 "미국과 달리 북한에 대사관을 두고 북한과 꾸준히 외교 관계를 유지해온 유럽국가들이 미북 사이에서 중립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핵 보유국으로 평양 주재 대사관을 운영하는 영국은 핵 전문가들이 사찰을 위해 북한에서 지내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안들에 대해 효율적이고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체코 파르도 석좌는 "북한 핵물질 반출과 폐기와 관련해서도 영국이 직접 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영국이 스코틀랜드에 핵 폐기장을 운영하고 있고 미국이 리비아와 핵협정을 할 당시 핵폐기에 관해 중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과 충분한 신뢰를 쌓을 때까지만이라도 핵물질 반출을 지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북한 핵탄두의 절반을 영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북한에 제안한 바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파체코 파르도 석좌는 "유럽연합(EU)이나 그 회원국들이 비핵화 단계에서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지원할 의사도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용 부담을 우려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서도 유럽의 자금 지원을 마다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북한 측에서도 국제사회 차원의 지원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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