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의 힘으로 자기들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확고한 의지 재확인"

금강산 온정리 관광 시설단지 전경(사진=SPN)

조선신보는 8일 "국제관광특구로 정해진 금강산의 관광사업에서 남측은 배제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북한 측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8일 ‘새 시대에 맞게 새로운 높이에서 추진되는 금강산관광’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금강산 현지시찰에서 배격된 것은 자립, 자력의 정신에 배치되는 타자의존적인 사고방식과 일본새”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선신보는 김 위원장이 “남측시설들의 철거를 지시하면서도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고 확언”했다는 사실을 다시 강조했다.

이어 “2019년 10월에 금강산현지지도가 이루어진 사실은 시사적“이라며 ”이 시점에서 조선의 명산을 세계적인 문화관광지구로 꾸리는 사업에 착수하게 된 것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완공이 가깝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조선신보는 “적대세력들의 단말마적 발악을 박차고 열어젖힐 새 시대, 북과 남, 해외의 동포들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금강산의 절경을 마음껏 즐기는 휘황한 미래는 그 ‘웅대한 작전’의 수행과 잇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조선신보의 남측 불배제 관련 보도는 새로운 금강산 관광사업이 북한의 독자사업이 아니라 남북협력사업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새로운 관광사업은 새로운 협력방식을 요구한다”며 “새로운 협력방식은 기존의 대남의존적인 계약을 정경 분리원칙의 제도화에 토대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계약에 따라 기존시설을 철거 개선 신축을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 교수는 또 "북한은 철거 개선 신축을 위해 남측으로부터 자재장비 반입이 제재대상으로서 쉽지않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북한의 새로운 관광사업은 민족적 양식에 의해 모든 시설을 갖춘 후 시작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조건만 갖추고 관광수익과 병행적으로 시설을 개선 신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북한은 이미 중국으로부터 연간 30만명 정도의 금강산관광객을 보장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남측으로부터 시설 사용권 확보가 시급하고 시설 사용권 확보를 위해 철거라는 충격요법을 던진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창의적 해법은 지피지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역지사지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정부는 미국에게는 개별관광을 허용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기업은 북한에게 금강산관광 재개시까지 모든 시설을 임대할 수 있다는 메세지를 조용하게 보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 교수는 "특히 북한은 전혀 쓸모가 없는 시설을 강제철거라는 의지를 보인 후 이러한 철거를 직접 보여주기 위해 우리 측의 방북을 수용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때도 늦지 않기 때문에 시설사용권의 북한임대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북한과 협상한다면 위기가 기회라는 좋은 결실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조선신보의 이러한 보도는 북한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달라진 국가적 위상에 걸맞게 금강산 관광사업도 자신들의 힘으로 그리고 자기들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분명한 메시지는 기존 방치되고 낙후된 남측 시설들은 철거하겠다는 것"이라며 "한마디로 금강산 지역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처럼 건설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임 교수는 "우리 정부가 주장하는 재산권은 법적으로 처분됐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도 독자개발을 위한 명분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는 것을 의미"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조건 없이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뒤집는 것으로 남측 관광객 환영입장도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에서 선포한 웅대한 작전도 금강산지역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드는 것이라고 확인했는데 이는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방침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는 우리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더라도 기존 접근 방식에서 상당히 벗어나지 않으면 북측과 타협점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임 교수는 "금강산 관광사업은 백척간두에 처해있음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김 위원장을 설득할 수 있는 담대한 전략을 구상해 실행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북한도 일방적으로 남측 시설을 철거해 새롭게 건설할 경우 가뜩이나 낮은 수준의 국가 신용에 치명타를 입으면서 관광대국을 향한 웅대한 작전도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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