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반(反)북한단체인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2018년 11월 로마에서 잠적한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 부부의 탈북에 관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조 전 대사대리와 그의 아내가 잠적 당일 “산책을 다녀오겠다”며 북한대사관을 빠져나온 뒤 대사관 근처에 대기하던 차량에 올라탔으며,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
신문은 당시 부부가 탄 차량의 운전석에는 자유조선 관계자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사관이 로마의 부유한 교외에 위치해 있어 평소 운전사들이 거리에 차를 세워놓고 대기했다”며 “자유조선 관계자가 의심받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조 전 대사대리 부부의 탈북 사실은 알려져 있었으나, 자유조선이 관련돼 있다는 주장은 처음이다.
조 전 대사대리 부부의 정확한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서방국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WSJ는 “자유조선이 조 전 대사대리와 아내는 탈출시켰지만, 이들 부부의 딸이 북한대사관에 홀로 남겨졌다가 평양으로 북송됐다”고 밝혔다.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 소식이 알려진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해외 체류 외교관들을 본국으로 불러들여 사상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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