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략무기인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한국 공군 F-15 전투기와 함께 훈련을 하는 모습(사진=국방부)

북한이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가 지난 23일 북한 동해 국제공역을 비행했을 당시에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이번에 (B-1B 비행이) 자정 무렵이니 전혀 예상도 못 했고 레이더나 이런 데서도 강하게 잡히지 않아 조치를 못 한 것 같다"면서 "한마디로 말하면 B-1B가 들어갔을 때 북한에서는 아무 조치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동향과 관련해 "미군 이 '(북한이)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 북한이 잘 모르는 것 같아서 B-1B 궤적을 공개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반응이 없었던 것은 몰라서 그랬던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B-1B 출격에 대한 후속 대응으로 비행기 이동 전개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보고했다.
 
이 위원장은 "북한에서는 그 이후에 비행기를 좀 이동시키고 동해안 쪽으로 강화하는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정보위원은 "황해도에 있는 비행기를 동해안 쪽으로 이동시켰으며 북한이 B-1B 출격 이후에 초계비행도 실시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간담회에서 B-1B 출격과 관련해 한미간 사전에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른 정보위원은 "한미간 사전 협의가 있었다고 보고했으나 구체적 협의 경위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철우 위원장은 국정원은 비무장지대(DMZ)에서의 북한 동향을 묻는 말에 "북한도 강하게 선(先)보고하고 후(後)조치하라고 지시 내리고 있다고 한다"면서 "우발적 도발이나 충돌이 없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이전부터 있던 지시"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자유한국당 정보위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10월 미사일 발사에 대해 언론이 우려하고 있기에 물어보니 '아직 정확한 것은 보고할 수 없고 어느 정도인지, 몇천 ㎞인지 알 수 없으나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국정원 북한 담당 국장은 "추석에 집에서 쉬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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