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맛집으로 소문난 '온달해물갈비찜', 탈북 요리사인 강도연 사장이 운영하는 식당이다. 짙게 배인 특유의 불향이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는다.푸짐하게 담긴 소갈비, 전복, 오징어, 낙지… 최상급의 신선한 재료만을 고집하는 해물갈비찜은 다양한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탄탄한 구성의 보양식이다.강 사장을 만나 남한 정착과 창업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박밭만 보고 건넌 두만강“중국에서 18년 머물렀다. 그때부터 요식업을 접하게 돼서 지금 25년 차 경력을 가지고 있다. 중국에 가게 된 것도 굉장히 우발적이다.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4.04.25 00:00
-
"아리 아리랑 예수 아리랑 아라리가 났네 ~~ 예수랑 흥 아라리가 났네 ~~"북녘땅 강원도 통천이 고향인 문명숙 씨(62)는 민요 봉사를 나설 때면 자신도 모르게 흥이 절로 난다. '자식 많은 예수님'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 노래도 전통 민요인 아리랑 곡조에 맞춰 문씨가 직접 개사했다.문 씨는 현재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에서 손수 유기농 사료를 만들며 닭을 키우고 있다. 남녘땅을 찾아온 지 십여 년이 지났지만,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날로 짙어져만 간다. 특히 명절 때마다 마음은 더없이 시려온다. 그럴 때마다 음악이 큰 위로와 힘이 돼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4.04.18 00:00
-
충청남도 예산 어느 조용한 시골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봄을 잔뜩 품은 아늑한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집 앞엔 수선화와 매실 꽃이 활짝 피어 있고, 햇살 가득 내려앉은 마당엔 캠핑카 한 대가 서있다. 자유를 찾아 남으로 온 이예주 씨(48)의 보금자리다. 중국에 있는 딸이 한국에 오면 함께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닐 생각에 이 씨의 얼굴엔 벌써부터 감출 수 없는 설렘이 가득했다.이 씨는 남한에 오자마자 정착지원금을 브로커한테 다 갚느라 무일푼이 됐다. 빈손으로 시작한 한국 생활이었지만, 이 씨는 일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4.04.08 00:00
-
리더십도 타고나는 것일까? 강정애씨(61)는 자유를 찾아 남녘 땅을 밟은 지 3년만에 남다른 카리스마로 아파트 대표를 맡았다. 북에 있을 때도 인민반장, 여맹위원장을 도맡았다고 한다. 심지어 태국 수용소와 하나원에서도 반장을 맡았다. 지금은 실향민 단체인 북청군 장연회 부회장과 부녀회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강씨는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다는 것이 늘 감사하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중국에 남아있던 가족들을 남으로 데려올 때의 기쁨과 감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강씨는 어렵고 힘든 순간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참으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4.03.22 00:00
-
충청북도 음성군 삼성면의 한적한 지방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아담하고 예쁜 다육이 카페가 있다. 김세라 대표가 운영하는 '세라다육이카페'다.함경북도 청진 출신인 김 대표는 경기도 안산에 정착해 오다 지난해 이곳으로 귀농해 다육이 농장을 겸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김 대표는 음성에 와서 안정감을 많이 찾았다며 이제는 마음의 고향이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함께 다육이 농장을 돌아보면서 그의 귀농 이야기를 들어봤다. ▶ 귀농,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다“정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지인을 통해 귀농을 접하게 됐다. 사업 아이템을 알아보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12.13 00:00
-
"피앙체네는 북한 사투리로 평양처녀를 뜻해요."피앙체네컴퍼니 한서희 대표는 피앙체네라는 단어가 왠지 마음에 와닿고, 들을 때마다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한 대표는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며 음악의 길을 걸어 왔다. 여전히 음악을 사랑하고 통일을 염원하며 노래하고 있다.▶ 무산에서 평양까지"어려서부터 고향(함북 무산)에서 노래했다. 고등중학교 4학년(우리나라 고등학교 1학년) 때 중앙당 5과의 눈에 들어 뽑혔다. 5과는 조선로동당 최고지도자의 별장이나 초대소에 갈 수 있는 사람을 뽑는 조직이다. 도마다 1명씩 뽑는데 함경북도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12.12 00:00
-
조현정 이음연구소 대표는 무언가에 끌리 듯 북한 연구자의 길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포기해야만 했던 꿈을 다시 좇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매 순간, 도전 앞에서 장벽에 부딪혔지만 그 어려움을 하나씩 뛰어넘었고, 이제는 남북 통일 준비에 기여하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북에서 포기했던 꿈을 다시 좇다“어려서부터 교사를 꿈꿨다. 하지만 고등중학교를 졸업할 시점에 하나뿐인 가족인 외할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지셔서 대학 본시험을 못 봤다. 90년대 초반에 고등중학교를 졸업했다.90년대 초부터 이미 나라가 어려워지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12.11 00:00
-
"해당화 빨갛게 핀 백사장...겨울이면 북어 잔치가 열리던 고향에 대한 기억이 나를 받쳐주는 문화 자본이 되었어요.“인문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최금희씨는 고향 청진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고향 바닷가 모래밭을 빨갛게 물들인 해당화, 그 아름다운 기억을 잊을 수 없어 자신의 별호도 '화선'이라 지었다. 해당화를 다르게 부르는 이름이다.최씨를 대구가톨릭대학교 다문화연구원에서 만났다. 그를 튼튼하게 받쳐주고 있는 문화 자본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다. ▶ 인문학으로 이끈 어린시절 행복한 기억들"20대에 고난의 행군을 경험했지만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12.08 00:00
-
대성교회를 섬기는 손정열 목사에게 북한은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곳, 사명이 있는 곳, 연어처럼 언젠가는 돌아갈 고향이다. 손 목사는 "고향인 청진을 생각하면 따뜻한 추억이 있는 곳이자 뼈저린 아픔이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인민학교(초등학교) 때, 반쯤 열린 교실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상쾌한 봄바람과 길게 늘어져 휘적이는 창밖의 푸른 버드나무, 청명한 하늘과 따스한 햇살이 비쳐드는 그 순간은 언제 회상해도 평안해지는 따뜻한 순간입니다.”그에게는 지우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는 가슴 아픈 순간도 있다.“90년대 중반, 북한에는 혹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12.07 00:00
-
탈북한 지 십여 년이 지났지만 이주은씨(가명)에게는 보살핌을 받지 못한 고향 아이들의 모습이 여전히 생생하다.이씨가 한국와 와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그런 이씨에게 늘 떠나지 않은 고민이 또 하나 있다. 북한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갔다. 북한을 모른 채 살아가면 정체성을 잃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그녀를 붙들었다. 북한학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현재 북한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북녘의 아이들을 마음에 품고, '나'를 알아가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 이주은씨를 만나 봤다.▶ 생계를 위해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11.27 00:00
-
충청북도 음성군에 사는 유광명씨(39)와 김영애씨(38) 부부가 지난 1일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주최한 제58회 전국여성대회에서 ‘다둥이상’을 받았다.14살에 혼자 탈북한 어린 소년이 어느덧 1남5녀의 자녀를 둔 아빠가 됐다.유광명씨는 어린 나이에 탈북하고 정착하느라 방황의 시절을 겪었지만 가정을 꾸리고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를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비로소 ‘나에게 가족이 생겼구나... 나도 이제 잘 정착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을 깊이 느꼈다고 한다.유씨는 “이번 제58회 전국여성대회에서 처음으로 제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11.14 15:30
-
"Live로 Life를"서울 성수동 CUBE 갤러리에서 10월 27일부터 11월 10일까지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탈북 작가 강춘혁씨의 전시회다. 강 작가는 전시회 기간 동안 장마당, 호랑이, 꽃제비, 도망강(두만강) 등의 주제로 북한의 실상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도 진행하고 있다. 전시회는 통일부 남북통합문화센터와 남북하나재단이 후원하고 있다. 'SPN 서울평양뉴스'는 강춘혁 작가를 만나 그의 정착 이야기와 작품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서 들어봤다. ▶ 지도 두 장 들고 떠난 탈북길"할아버지가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11.06 00:00
-
“안녕하세요! '강은정 텔레비죤'의 은정입니다!” 늘 밝은 미소와 기분 좋은 하이톤으로 인사를 건네며 방송을 시작하는 평안도 출신 유튜버 강은정씨다. 강은정씨는 다양한 배경과 직업을 가진 탈북민들을 만나 직접 그들의 삶을 체험하고 생생하게 그들의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이렇게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탈북민들의 삶을 공감하고 나누며 마음 속에 남은 응어리들을 해소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살아간지 어느덧 5년차다. 5년 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방송을 통해 북한에 대한 오해를 풀고 북한의 실상을 알아가고 탈북민들의 삶과의 거리를 좁혀 나갔다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10.23 00:00
-
“통일이 되면 캠핑카를 끌고 한반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기록을 남기고 싶어요.”하나로드림 교회의 목사이자 비영리 단체 하나로드림 대표인 송혜연 목사는 하나 될 한반도를 상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송 목사는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소외되고 있는 동포들을 향해 특별한 비전을 품고 있다. 송 목사에게 ‘하나됨’은 어떤 의미일까? 'SPN 서울평양뉴스'는 송 목사를 만나 그가 꿈꾸는 한반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떤 사역을 하고 있는지?“교회를 개척해서 목양하고 있다. 우리 교회는 남북한 성도가 반반이다. 교회 공동체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10.11 00:00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지난 8월 17일 북한인권 공개회의가 열렸다. 6년 만에 열린 북한인권 공개회의에 한 탈북 청년이 참석했다. 북한인권 실상을 고발하면서 인권 구제를 호소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탈북 청년 김일혁씨다. 그는 인권에 대한 특별한 사명을 가지고 다양한 무대에서 북한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SPN 서울평양뉴스'는 김일혁씨를 만나 비전을 품고 전진하는 20대 탈북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유엔 안보리 북한 인권 회의에 어떻게 참석하게 됐는지?“이 특별한 인연은 2019년도까지 거슬러 올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09.25 00:00
-
세대가 갈수록 통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통일은 다음세대에게 너무 먼 이야기일까? 북한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통일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경기도 화성에 있는 베들레헴교회(최광영 담임 목사)에 지난해 통일준비위원회가 꾸려졌다. 작은 모임으로 시작했지만 지역 사회의 탈북민을 섬기는 일에 열정을 다하고 있다.'SPN서울평양뉴스'는 베들레헴교회 통일준비위원회를 담당하고 있는 이금성 전도사를 만나 그가 마주하고 있는 통일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 전도사는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CCC 한국대학생선교회 간사로도 활동하고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09.12 00:00
-
“가끔 혼자 길 걷다가 나도 모르게 북한 노래를 흥얼거릴 때가 있거든요. 그러다가 아차 싶다가도 한국이라 다행이다 싶어요.”김강우씨(가명)에게 북한은 아픈 기억도 많은 곳이지만 여전히 가끔 생각나는 고향이다. 현재 대학원에서 북한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강우씨를 만나 그의 정착 이야기를 들어봤다. ▶ 삶에 대한 고민이 많던 소년의 선택"함경북도 청진에서 자랐다. 수남시장이라는 대규모 시장이 있고 지리적으로 중국과 교역하기 편해서 전국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여 들었다. ‘고난의 행군’(1990년대 후반) 때는 아사자들이 많이 발생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08.24 00:00
-
"소장님에게 ‘분단’은 어떤 의미인가요?”“분단은 나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분단은 나 자신이고 내 삶의 상처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처는 동시대에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분단을 상처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외면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상처라는 게 아물기는 하지만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상처는 상처대로 남아 있지만 아물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 생의 목표입니다.”여전히 '분단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조충희 소장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에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08.21 00:00
-
2002년 봄, 19세 탈북 소년이 불안에 떨었던 5년의 중국 생활 끝에 마침내 한국 땅에 발을 내디뎠다. 홀로 한국에서 정착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외로움과 싸워야 했고, 치열한 경쟁을 버텨내야 했고, 불확실한 미래를 찾아 힘겨운 도전을 해나가야 했다. 가정으로부터 받아야 할 사랑과 지지와 격려가 결여된 고독한 시간들이었다.하지만 소년에겐 공부를 향한 열망이 있었다. 중국에서 어느날 학교 외벽에 매달려 페인트칠을 하고 있을 때 건물 안에서 공부하는 또래 학생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왜 이 친구들은 중국에 태어나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07.17 00:00
-
헤이리예술마을(경기도 파주) 커뮤니티홀에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4일까지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공감으로 하나되기: 예술로 경계를 허물다’ 남북 작가 특별전이다. 정전협정 70주년 기념 전시회로, 경인통일교육센터가 주최하고 아주대학교에서 주관했다.남북 작가 13명이 함께 했다. 특히 북한 출신 안수민, 코이, 안충국, 이혁, 전주영 등 5명의 청년 작가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전시회의 의미를 더했다.전시회 마지막 날, 특별전의 기획에 참여한 코이 작가를 만났다. 꿈과 이야기를 예술로 표현하며 한국 사회와 자연스레 소통해
나의 길
박지현 기자
2023.06.05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