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적의 MV FU XING 이란 이름으로 중국 닝보에 정박해 있던 선박이 10월에는 시에라리온 선적 MV PU ZHOU로 이름을 바꿔서 북한 남포항에 입항한 모습(사진=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유엔 전문가패널이 제재를 권고한 선박들에 대해 2년 가까이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VOA가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의 자료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권고 대상 선박이었던 시에라리온 선적의 ‘싱밍양 888’ 호는 지난달 남중국해에서 포착됐다.

또 올해 지정 권고 목록에 오른 ‘다이아몬드8’ 호는 지난달 27일 한반도 서해 해상에 잠깐 모습을 드러낸 뒤 사라졌다.

유엔 안보리의 제재 선박으로 지정되면 193개 유엔 회원국의 항구로의 입항이 금지되며, 만약 해당 나라 해역에 진입했을 경우 억류하도록 돼 있다.

전문가패널의 제재 권고 대상 선박 22척 중에는 북한 깃발을 단 선박이 10척으로 가장 많았고, 한때 시에라리온 선적으로 운영되거나 현재 운영 중인 선박이 7척이었다.

나머지는 중국과 토고, 베트남 등에 등록되거나 선적 여부가 불분명한 선박들이었다.

북한 선박이 아닌 제 3국 선박들은 해외 항구에서 직접 유류를 실은 뒤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들에게 넘겨주거나, 반대로 북한 선박들로부터 석탄을 넘겨 받아 해외 항구에 하역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북 제재를 위반한 10척의 선박에 대해 제재 지정을 권고했다.

그러나 올해 발표된 새로운 전문가패널 보고서에는 지난해 제재 지정이 권고됐던 선박 중 3척이 다시 제재 위반 행위에 가담한 내용이 드러났다.

지난해와 올해 보고서에 제재 지정이 권고된 선박을 모두 합치면 중복 선박을 제외하고 총 22척이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8년 10월 3척의 선박을 제재 목록에 올린 이후 약 1년 8개월 기간 동안 전문가패널의 선박 제재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패널의 한 전직 위원은 2일 전문가패널의 권고가 실제 채택되지 않는 이유로, ‘정치적 요인’을 꼽았다.

이 전직 위원은 전문가패널이 활동을 시작한 2009년 이후 권고 사항이 실제 채택된 경우는 몇 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고 사항이) 문서화된 증거를 수반하는 등 타당한 분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에도 채택되지 않는 이유를 묻는다면, 분명 정치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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